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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수와 영이의 엇갈린 인연

꿈은 반드시 이뤄진다!

이민우 | 기사입력 2024/02/18 [01:05]

철수와 영이의 엇갈린 인연

꿈은 반드시 이뤄진다!

이민우 | 입력 : 2024/02/18 [01:05]

▲ 평소에 기자가 폭력 가정 아동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기증하고 있는 인형

 

 

지금부터 아주 오래된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.

 

그 당시에는 초등학교라는 명칭이 아닌,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사용되던 시절이었다.

 

어릴 적 기자가 다니던 국민학교에는 철수와 영이 남매도 나란히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.

 

철수는 기자보다 나이가 좀 어린 동생이었고, 영이는 기자보다 나이가 더 많은 누나였다.

 

영이 누나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, 매우 총명하고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그 일대에 이미 널리 퍼져 나갔다.

 

동생인 철수는 영이 누나보다는 그 유명세가 조금 떨어졌지만, 나름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노력파였다.

 

그런 철수는 영이 누나를 평소에 무척 잘 따랐다.

 

영이 누나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늘 함께 있었고, 심지어는 영이 누나를 위해서라면 아주 힘 쎈 동네 형들과도 대신 맞서 싸우기까지 했다.

 

어느덧 시간이 흘러 영이 누나의 유명세는 날로 높아져 갔고, 이미 대학생이 된 영이 누나는 서울에 있는 재벌가 막내딸의 과외선생이 되었다가 얼마 뒤에는 또 그 집 큰아들과 사귀며, 결국에는 결혼까지 하게 됐다.

 

철수는 재벌가로 시집가는 영이 누나와의 작별이 못내 아쉬웠지만, 그래도 그 슬픔을 딛고 점차 강하게 성장해 나갔다.

 

어릴 적 한때는 그나마 기자도 영이 누나와는 조금 친했었던 시절이 있었기에,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길 때면 동네 소식이라도 전하려고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해봤지만, 결국 모두가 허사였다.

 

그처럼 영이 누나는 과거 한 때의 추억으로만 여겨졌을 뿐, 이미 친하게 지내기에는 너무 멀고 거대한 존재로 돌변해 버리고 말았다.

 

이 때부터 기자는 한 동네에서 언제나 함께 만날 수 있는 철수와만 평소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었고, 그렇게 세월은 또 몇 년이 흘렀다.

 

그동안 철수는 무척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절대로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결과, 드디어 지역 내에서 가장 큰 대형 할인마트를 운영하게 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.

 

그런데 이건 또 무슨 가혹한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?’

 

서울에서 재벌가 며느리로 아주 떵떵 거리고 잘 살고 있었던 영이 누나가 이제 본인도 별도사업을 좀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.

 

그런데 전국의 그 수많은 도시를 다 놔두고, 하필이면 왜 동생 철수가 그리도 어렵게 일궈 놓은 동일한 상권에서 또 대형 할인마트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, 동네 사람들 대부분의 의견이었다.

 

이 순간 기자는 결심을 했다.

 

언제 또 떠나갈지 모르고 평소 연락조차 잘 안 되는 영이 누나보다는 그래도 그동안 우리의 든든한 이웃사촌으로 묵묵히 자리매김 해온 내 동생 철수를 이제부터라도 더 열심히 응원해 보려고 한다.

 

그게 설령 참혹하고 처절하게 지는 싸움이 될지라도, 공정과 상식이 우선되는 세상에서 오로지 힘 있는 자에게 비굴하게 아첨하고 실리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, 대의와 명분을 선택하며 아주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.

 

우리가 포기하는 그 순간 바로 패자의 모습이 되겠지만, 도전하는 그 시작부터 이미 우리는 승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.

 

 

기자 사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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